정규시즌 2위 삼성과 3위 LG의 플레이오프(PO) 승부에 변수가 생겼다.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비가 멈추지 않고 내려 2차전이 15일로 순연됐다. 이에 따라 하루 휴식을 번 LG는 당초 2차전 선발로 예정된 디트릭 엔스 대신 '가을 야구'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는 좌완 손주영으로 교체했다. 삼성은 예정대로 다승왕 출신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2차전에 내보낸다.
이날 우천 취소를 유독 반긴 건 LG다.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와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LG는 원했던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게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14일 경기 취소 소식을 듣고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염 감독은 "선발이 바뀌었다"며 "2차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손주영이 나간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때 5선발로 뛰었던 손주영은 준PO에서 불펜으로 전환해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두 차례 중간 투수로 나가 각각 5.1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2이닝 노히트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제로(0)다. PO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원래 16일로 예정됐던 3차전 등판을 준비했다. 최근 등판이 11일 경기였기 때문에 2차전에 던지는 대신 휴식을 더 주고 3차전 선발로 낙점한 것이다. 하지만 2차전이 15일로 밀리면서 손주영을 당겨 쓰기로 했다.
염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와 선수 본인이 다 동의해서 결정했다"며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비가 와줬다. 좀 더 확률 높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손주영은 정규시즌 동안 삼성을 세 차례 상대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로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핵심 불펜진과 3~4일 로테이션으로 돌았던 엔스도 힘을 비축할 시간을 벌었다.
1차전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내심 이날 2차전이 열리기를 바랐지만 결국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래도 경기를 하다가 우천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포스트시즌 3선발 체제를 운영하는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투구하다가 경기가 취소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또한 "원태인은 좌우 타자 상관없이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투수"라며 "특히 좌타자를 잡는 데 효과적인 체인지업이 좋다. 시즌 때 모습을 재연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