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27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과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지준율 0.5%포인트 인하를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지지적 통화정책 입장을 견지하면서 통화정책 조절 강도와 정밀성을 높여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고품질 발전에 양호한 통화·금융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이날부터 금융기관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인민은행 설명에 따르면 이번 지준율 인하로 중국 시중은행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6%가 된다. 이미 5% 지준율을 시행 중인 금융기관은 이번 조정에서 제외된다. 인민은행은 7일물 역레포 금리 역시 이날부터 1.7%에서 1.5%로 0.2%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지준율은 중국 시중은행이 의무적으로 인민은행에 맡겨둬야 하는 현금 비중으로, 이를 인하하면 은행이 시장에 더 많은 자금을 풀 수 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8일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위안화 환율 하락 우려를 덜자 중국도 경기 부양 목적으로 금리를 낮춘 것이다.
앞서 판 행장은 지난 24일 금융당국 수장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4,000억 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시장 유동성을 보면서 올해 안으로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최근 중국은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등 경기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과 내수 회복을 위한 정책이 필요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전날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 주재로 현재 경제 상황을 분석·연구하는 회의를 열어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며 "지준율을 낮추고, 금리 인하를 힘 있게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5% 안팎'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