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창업주 장남을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내부에서 조사한 데 이어 국세청도 그룹 내 갈등 지점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27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결정할 임시 이사회를 앞두고 이번 세무조사가 향후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 중부지방국세청이 전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 조사 요원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위한 서류 압수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소유한 코리그룹의 계열사 룬메이캉과 한미약품의 계열사 북경한미약품 사이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약품과 룬메이캉 간 거래는 연결 기준 2,142억 원 규모다. 룬메이캉은 북경한미의 의약품을 중국 현지에 유통·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가격 책정 등의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한미약품은 내부 감사위원회를 통해 북경한미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한 공식 업무진단에 돌입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이 위중한 사안이라며 직접 조치를 내려 현재까지 조사 중이다.
이번 세무조사로 임종윤 이사가 코너에 몰리며 창업주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와의 형제 경영에 위기가 더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전날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내용이 부당 내부거래 의혹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은 27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 개최를 결정하고 경영권 분쟁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