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숨쉬는 순간까지 랩할 것"... 데뷔 1주년 맞은 칠곡 K-할매 '수니와 칠공주'

입력
2024.08.29 17:42
작년 8월 창단 데뷔 1주년 맞아
지천면 마을회관에서 축하 공연

"1년 동안 꿈 꾸듯 행복한 날을 보냈습니다.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데이~"

경북 칠곡군 80세 이상 할매(할머니)들로 구성된 칠곡할매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데뷔 1주년을 맞았다. 국내외 주요 언론 등에 소개되며 'K-할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돌풍의 그룹이다.

29일 칠곡군에 따르면, 전날 지천면 마을회관에서 수니와 칠공주 데뷔 1주년을 기념하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할머니들은 이웃주민들 앞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랩 실력을 선보이며 축하공연을 펼쳤다. 특히 왜관읍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재홍씨는 2단 대형 케이크를 만들어 1주년을 기념하기도 했다.

수니와칠공주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평균 연령 85세의 8명 할머니가 모여 지난해 8월 창단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할머니들은 인생의 애환이 담긴 직접 쓴 시로 랩 가사를 만들었고,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30차례 무대에 올랐다. 150여 명이 활동하는 팬클럽도 결성됐다.

할머니들은 KBS 인간극장과 아침마당 등 70회에 걸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신한금융그룹지주, 한국저작권협회 등 상업 광고를 비롯해 국가보훈부, 국무총리실 등 정책홍보 캠페인 영상에도 등장했다. 로이터 통신, AP, CCTV, NHK 등 세계 주요 외신들도 할머니들의 사연을 소개했는데 덕분에 'K-할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들은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랩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앞으로도 랩을 하며 치매도 예방하고 용돈도 벌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전 세계가 칠곡의 할머니들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실버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칠곡=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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