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신 두고 엇갈린 해석…한동훈 "진영 초월한 혜안" 박찬대 "尹 폭주 막을 것"

입력
2024.08.18 14:20
6면
DJ 서거 15주년... 여야 정치인 '김대중 정신' 기려
이재명 "스스로 길이 된 거인의 결기 잊지 않겠다"

여야 정치인들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 일제히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 계승을 다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600여 명은 특히 '인권·평화·민주주의'에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렸다. 다만 여당은 ‘협치’에 방점을, 야당은 '투쟁’을 강조하며 김대중 정신에 대한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우원식 의장 "DJ는 무한한 자부심"

우원식 의장은 추모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민주주의·인권 운동가였고, 대한민국을 바꾼 대통령이었으며, 국민의 무한한 자부심이었다"며 "언제나 국민을 믿고 국민을 섬겼지만, 단순히 여론과 시류에 영합하는 정치는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라면 비판을 감내하고라도 책임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담대한 리더십,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표는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갖춰야 한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半步) 앞서야 한다’, ‘정치는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과 같다’ 등 김 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언급했다. 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어떤 정치인보다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줬다"면서 "이 말씀들만 실천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지금 DJ 정신이 가장 필요해"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깨졌다"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의 말씀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정의의 역사와 지혜로운 국민을 믿고,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겠다. 대한민국을 위기로부터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지금 DJ 정신이 가장 필요하다. 군사정권 군홧발이 찍혔던 자리에 검치(檢治)를 법치로 가장하는 무도한 검찰 독재가 들어서 있기 때문"이라며 윤 정부를 비판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대중의 길이 민주당의 길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시대를 앞선 용기와 결단으로 마침내 스스로 길이 된 거인의 결기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상을 잃지 않되 현실에 뿌리내려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가르침, (제가) 자주 강조했던 ‘먹사니즘’의 뿌리기도 하다"면서 "여전히 거인의 삶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