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임윤찬만 있는 게 아니다…K클래식 영 스타들의 무대가 온다

입력
2024.08.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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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아니스트들 잇따라 무대에
박재홍, 독집 앨범 내고 전국 투어
김도현, 예술의전당서 '이슬라메이' 연주
선율, 신영체임버홀·경기아트센터 리사이틀
김준형, 금호아트센터 상주음악가 공연

티켓 파워를 기준으로 한 K클래식 스타라면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부터 꼽겠지만, 뛰어난 연주력과 개성 있는 곡 해석이 잣대라면 피아니스트 박재홍, 김도현, 선율 등으로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갈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무대가 차례로 펼쳐진다. 국제 콩쿠르에서 검증받은 실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팬덤을 쌓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13일 데카코리아 레이블로 독집 앨범 '스크랴빈-라흐마니노프'를 낸 박재홍(25)은 2021년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과 4개 특별상을 차지한 대회 5관왕으로 화제가 됐다.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유니버설뮤직의 젊은 음악가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베토벤, 부소니 피아노 작품집'을 발매했지만 전문 연주자로서는 이번이 사실상 데뷔 앨범이다. 고심 끝에 고른 프로그램은 스크랴빈의 24개 전주곡 Op.11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1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재홍은 "두 작곡가의 주요 작품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진한 감동과 깊은 색채감이 있는 곡"이라며 "작곡가가 남긴 유산 중 알려져 있지 않은 곡을 갈고닦아 사랑받게 하는 것도 연주자의 큰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에 익숙한 곡들 못지않은 명곡이자 두 작곡가를 다시 바라보게 해 준 곡"이라며 "내 잘못된 해석으로 작곡가 명성에 누가 될까 봐 부담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9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비롯해 전국 투어를 한다.

박재홍은 해외 유학을 하지 않은 순수 국내파로 김대진 한예종 총장 문하에서 수학했고, 세계를 향해 성장 중이다. 10월부터는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해 바렌보임사이트 아카데미에서 언드라시 시프를 사사한다.

'나만의 음악' 강조하는 피아니스트 김도현

김도현(30)은 '나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연주자다. 2021 부소니 콩쿠르에서 박재홍에 이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작품 최고연주상도 받았다. 스스로 "틀에 갇히지 않은 연주"를 장점으로 꼽을 만큼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무대 위에서 자신 있게 펼쳐내는 스타일이다. 9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는 바흐의 파르티타 6번과 난곡으로 유명한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 슈만의 '꽃의 곡' Op. 19, '카니발' Op. 9를 들려준다.

지난 6월 미국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율(23)도 이달 27일 신영체임버홀, 10월 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신영체임버홀에서는 '올 쇼팽 프로그램'을, 경기아트센터에서는 드뷔시와 스트라빈스키 작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8번을 연주한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중 규모가 가장 큰 8번은 연주자의 집중력과 높은 해석 능력을 요구하는 곡이다.

이달 22일에는 2022년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자이자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인 김준형(27)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1부에선 드뷔시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전주곡 제1권을 연주하고 2부에선 첼리스트 문태국,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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