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좋아했던 언니 오빠들의 귀환...2NE1, 인피니트, B.A.P가 온다

입력
2024.08.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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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P 출신 네 멤버, 새 앨범 내고 복귀
인피니트·하이라이트도 한국·일본 공연
2NE1, 티켓 7000장 판매에 40만명 몰려
계약 해지 후 그룹명 상표권 양도하기도 
"인기 그룹들의 브랜드 파워 커진 효과"

“무대 뒤로 퇴장했던 저희를 팬들이 환호로 찾아주셔서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왔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8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연 보이그룹 B.A.P 멤버들은 6년 만에 발표한 앨범 제목 ‘커튼콜(Curtain Call)’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012년 데뷔한 B.A.P는 2019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뒤 군 복무, 솔로 활동 등으로 긴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모였다. 이들은 상표권 문제로 B.A.P라는 이름을 쓰지 못해 멤버들의 이름을 딴 ‘방용국&정대현&유영재&문종업’으로 활동한다.

인피니트는 지난해 자신들의 회사를 차리고 활동을 재개한 뒤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5년 만에 낸 앨범 ‘13egin’은 초동(발매일부터 일주일간 판매량) 8만여 장으로 데뷔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고, 지난달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두 차례의 팬미팅 티켓은 예매 개시 직후 매진됐다.


2, 3세대 K팝 그룹들 잇달아 귀환... 그룹명 상표권 양도하는 기획사도 늘어

2, 3세대 K팝 그룹들의 ‘컴백’이 줄을 잇고 있다. 동방신기, 샤이니, 2PM, 에이핑크처럼 꾸준히 활동한 ‘장수돌(장수+아이돌)' 이외에도 오랫동안 휴면 상태였던 10년 차 이상 그룹들이 다시 모여 팬들을 만난다.

2NE1은 올해 10월 5,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8년 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공연한다. 이틀간 최대 7,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이번 콘서트 티켓 예매에 약 40만 명이 모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022년 7년 만에 재결합한 카라는 지난달 새 싱글 ‘아이 두 아이 두’를 내놓았고, 올해 데뷔 16주년을 맞은 보이그룹 유키스도 최근 새 앨범을 내고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소속사를 떠난 그룹들이 다시 활동하는 요인 중 하나는 상표권에 해당하는 그룹 이름을 쓰게 해주는 기획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년 전 갓세븐과 계약 종료 후에도 그룹 이름을 쓸 수 있게 했고, YG엔터테인먼트도 아이콘을 떠나보내며 상표권을 양도했다. 올 초 데뷔 15주년을 맞아 앨범을 낸 그룹 하이라이트도 전 소속사와 원래 팀 이름인 ‘비스트’를 쓸 수 있도록 합의를 마쳤다. K팝 기획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특별히 이득이 되는 건 없지만 이미지가 좋아지고 팬덤 관리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중심 탄탄한 팬덤이 활동 기반...인기 그룹들 브랜드 파워 커지며 활동 기간도 길어져

일본을 중심으로 한 팬덤의 지지는 컴백한 그룹들의 원동력이다. 2NE1은 서울 공연 이후 일본에서 팬들과 만난다. 하이라이트는 5월 서울을 시작으로 6월 홍콩, 태국, 일본에서 공연했고, 유키스도 지난달 일본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보다 일본 팬덤이 더 큰 카라는 신곡 발표에 이달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를 4회나 연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30, 40에도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며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인기 그룹들의 브랜드 파워가 세지고 그룹들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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