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9일 “북한이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으로 태권도를 먼저 등재 신청했다고 해서 북한에 태권도를 뺏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를 주제로 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제도는 문화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각국 무형유산을 등재·보호하는 제도로, 먼저 등재되거나 먼저 등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배타적 독점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리랑의 경우 대한민국이 2012년, 북한이 2014년에 각각 올렸고, 김장 문화(김치 담그기)도 대한민국이 2013년, 북한이 2015년에 각각 등재했다는 설명이다. 이 중 아리랑과 김장문화, 씨름은 한국과 북한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은 이날 ‘태권도 북한에 뺏기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태권도 공동 등재를 추진하던 중 북한이 올해 3월 단독으로 등재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담당 부처인 국가유산청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은 이에 “정부 차원에서 태권도 남북 공동 등재를 논의·추진한 바 없다”면서 “신청만으로 등재가 최종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등재 여부는 유네스코의 심사 절차를 통해 2026년 결정된다.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신청서는 매년 3월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한국은 공모를 거쳐 올해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을 후보로 올린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우리나라의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 후보는 국가유산청에서 민간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국내 절차에 따라 태권도 관련 민간 단체와 협의하면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