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폭주족' 운영자 10대 고교생 검거… "송구스럽고 죄송"

입력
2024.08.08 13:08
킥보드·자전거 타고 폭주 모의
경찰 "특수협박죄 적용 검토"

자전거·킥보드 등을 이용해 서울 도심권 폭주 행위 관련 모임을 계획하고 관련 영상을 게시한 '따릉이 폭주 연대(따폭연)' 계정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서울경찰청은 전날 오후 7시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따폭연 계정 운영자인 고등학생 A군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에게 형법상 특수협박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A군은 SNS를 활용해 4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 집결해 용산구까지 폭주 행위를 벌일 거란 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10일 오후 7시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폭주 행위를 계획하기도 했다.

앞서 A군을 비롯한 자전거 폭주족들은 인스타그램 '바이시클 크래시(@bicycle_crash)' 계정을 중심으로 모여 따폭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왔다. 팔로어 수 3,000명이 넘는 이 계정엔 총 68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한밤중 주행하며 큰 소리를 지르거나 경찰 승합차와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공동위험행위' '칼치기' '인도주행' 등 해시태그(#)를 붙이기도 했다.

경찰은 따폭연을 오토바이 폭주족과 유사한 집단이라고 판단, 4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일대와 강남구 도산대로, 용산구 서빙고동 등에 거점을 두고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 123명의 경찰관이 투입됐으나 집중 단속이 예고된 탓인지 실제 폭주 행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현재 따폭연 계정에 올라왔던 폭주 모의 글 등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A군은 계정에 "저의 불찰과 옳지 않은 행동으로 피해 본 시민과 경찰관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좋은 방향이 아닌 게시물을 보시면서 불편함을 느끼셨던 것에 대단히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폭주 운전과 같은 불법행위 관련 영상을 SNS에 과시하듯 게시하는 방법으로 이목을 끄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광복절을 앞둔 폭주족들의 난폭·폭주 운전 등 각종 불법행위에 대비해 단속 및 수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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