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말라리아 감시를 위해 채집한 매개모기(얼룩날개모기)에서 원충이 발견돼 7일 전국적으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환자를 흡혈해 감염된 매개모기에 물려서 전파되는 질병이다. 매개모기에서 원충이 확인됐다는 것은 매개모기에 물렸을 때 말라리아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질병관리청은 제2차 말라리아 재퇴치 실행계획에 따라 말라리아 위험지역(서울·인천·경기·강원 53개 시군구)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 개체수와 감염률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30, 31일 경기 파주시에서 채집한 모기 102마리 중 4마리에서 원충이 검출됐다. 올해부터 말라리아 원충 발견 시 전국 단위 경보가 내려진다.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수도 지난해 4.4마리에서 올해 6.5마리로 증가했다. 환자(2명 이상) 간 증상 발생 간격이 14일 이내이고 거주지 간 거리가 1km 이내인 경우 군집사례로 규정하는데 이달 3일 기준 24건이 발생했다.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수가 2주 연속 5.0 이상이거나 군집사례가 발생하면 해당 시군구에 경보가 발령된다. 지난달 31일까지 서울 양천구 강서구, 인천 연수구 강화군, 경기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강원 철원군 양구군 등 9개 지역에 말라리아 경보가 내려졌다.
다만 환자 수는 지난달 27일까지 3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0명) 대비 16.9% 감소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매개모기 개체수는 증가했지만 환자 수는 다소 줄었다”며 “개체수보다 매개모기가 말라리아에 감염됐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저녁 시간에 △야외에서 체육활동(풋살, 테니스, 조깅, 낚시 등)을 해 땀이 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매개모기 산란과 생육이 용이한 호수공원 및 물웅덩이 인근을 산책하던 도중 모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오한, 두통, 구역, 발열, 발한 증상이 나타난다.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재발할 수도 있어 처방에 따라 치료제를 모두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야간에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밝은색 긴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좋다. 집 안에 모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방충망 점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