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이탈리아 테니스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1973년 시작된 세계 랭킹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단식 세계 1위에 오른 건 남녀를 통틀어 신네르가 처음이다.
2001년생인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ATP 투어 대회에서 2번 더 정상에 오르며 5월 말 발표된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프랑스오픈에서는 4강에서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에 패해 탈락했지만, 세계 1위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프랑스오픈 8강에서 기권을 선언하면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권한 조코비치는 세계 랭킹 3위로 밀려났다. 2위는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알카라스가 차지했다.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은 내달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친다. 올림픽 테니스 단식에는 총 64명이 출전하는데, 세계 랭킹으로는 56명이 자동 출전권을 획득한다.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는 조코비치는 물론, '신성' 알카라스와 신네르도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어 올림픽에서도 '빅매치'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는 작년 2월 카타르 도하 대회 이후 어깨 부상으로 긴 공백을 가졌던 탓에 세계 랭킹이 370위까지 밀렸다. 다만 보호 랭킹은 80위라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앞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도 100위 밖 선수들이 보호 랭킹으로 단식 출전 기회를 받았다. 올해 하반기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권순우는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진입할 경우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올림픽 출전 최종 엔트리는 7월 초쯤 확정된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이날 발표된 남녀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의 소속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테니스협회에 금주 중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한 회신은 19일까지다. 이후 결원이 생기는 자리 조정 등을 거쳐 최종 올림픽 출전 엔트리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