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투르크 찾아 'K실크로드' 첫발 "에너지·플랜트 진출 지원"

입력
2024.06.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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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돌입... 김건희 여사 동행
첫 방문지 투르크메니스탄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체결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해 경제 외교에 나섰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천연가스 세계 4위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과 에너지·플랜트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순방으로,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초청으로 방문한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 도착해 곧바로 공식환영식에 이어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양국 협력 강화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양국 간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공동번영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의 대규모 에너지·플랜트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두 번째 대규모 가스 탈황설비 사업 수주를 양국이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도 두 정상은 “석유화학, 친환경 플랜트, 탈황설비 등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 중인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방문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했다. TIPF는 국가 간 경제협력 체계로,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직접적인 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투자·공급망 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담고 있다. 이번 순방 기간 중 방문할 예정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과는 지난해 이미 TIPF를 체결한 상태다.

양국은 교통·인프라 및 신도시 건설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양·조선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선박 추가 수주를 지원하는 등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첫 순방으로 중앙아시아 3국(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한 건 중앙아시아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원 강국인 중앙아시아와의 협력 모델을 강구해왔다.

이날 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연대 구상에 이어 세 번째로 발표하는 지역 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구상’에 대해 설명했고,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최초의 대중앙아시아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 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시가바트=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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