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제조업체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 업체 5개사의 품질 인증 취득 부정행위로 일본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당분간 문제가 된 차종의 출하 중단으로 약 4만 개에 달하는 도요타 거래처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일본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신뢰도 하락으로 향후 전기차(EV) 등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본사를 찾아 현장 검증에 착수했다. 기술 담당자들로부터 차량 인증 시험 중 부정이 발생한 데 대한 경위를 들었다. 추가 조사를 종합해 행정 처분과 '형식 인정' 취소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토교통성은 전날 도요타와 혼다,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스즈키 등 5개 업체가 '형식 지정' 인증을 받기 위해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부정으로 인증받은 차종만 38종이며, 이 중 지금도 생산 중인 6종에 대해서는 출하 중단 조치를 내렸다. 도요타가 3종으로 가장 많고, 마쓰다와 야마하발동기가 각각 2종, 1종이다. 도요타가 1966년 출시 후 5,000만 대 이상 생산한 스테디셀러 차종인 '코롤라'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도요타는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충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도요타 본사의 부정행위는 일본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도요타 자회사 다이하쓰가 지난해 12월 부정행위로 지난 1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파로 올해 1~3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이하쓰 공장 재가동으로 4~6월 GDP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로 주춤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자동차는 일본 전체 제조업 출하액의 20% 정도를 차지하며, 업계 종사자(550만 명)는 일본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약 10%에 달한다. 닛케이는 "도요타에 부품을 대는 납품사가 1,000곳 이상으로, 이 회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일본 자동차 업체 8곳 공급망의 영향을 받는 기업 수는 5만9,193개고, 이 중 도요타 관련 업체가 3만9,113곳"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일본 업체에 대한 경쟁력과 신뢰도 하락도 예상된다. 닛케이는 "품질을 무기로 세계에서 사업을 확대해 온 일본 자동차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며 "EV 등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