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최대 스포츠 축제 하계올림픽이 오는 7월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올린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은 한국 전쟁 이후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특별한 대회다. 먼 타국에서 태극전사들이 전해오는 메달 소식에 온 나라가 환호했고, 국민 자긍심이 고취됐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성공 개최와 함께 종합 순위 4위에 오르는 쾌거로 국가적 위상을 드높였다.
1954년 창간한 한국일보는 1956년 16회 멜버른 올림픽 복싱 송순천(최초 은메달리스트)을 시작으로 1976년 21회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양정모(최초 금메달리스트), 1988년 24회 서울 올림픽 양궁 김수녕(최초 2관왕), 1992년 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황영조, 2000년 27회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심권호, 2008년 29회 베이징 올림픽 수영 박태환, 역도 장미란, 2016년 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박인비, 2021년 32회 도쿄 올림픽 양궁 안산(최초 3관왕) 등 수많은 올림픽 영웅과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그리고 올해 열리는 33회 파리 올림픽 역시 현장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을 기다린다.
한국일보는 양정모가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에서 대한민국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자 헤드라인에 ‘양정모, 숙원의 첫 금메달’ 제목의 기사로 대서특필했다. 양정모의 금메달에 ‘광복의 달 첫날 첫 휴일 아침에 전해진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 쟁취 소식은 마치 광복과도 비슷한 감격과 흥분의 밀물을 전국에 몰아왔다. 시민들은 가정에서, 거리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피서지에서 일제히 건국 이후 첫 금메달을 축하했다’는 당시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서울 올림픽은 금메달이 쏟아져 연일 톱뉴스를 장식했다. 김수녕은 양궁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어 한국 선수의 올림픽 첫 2관왕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같은 날 양궁 남자 단체전과 탁구 유남규, 레슬링 한명우·김영남, 여자 핸드볼, 유도 김재엽·이경근, 탁구 여자복식 양영자-현정화의 금메달 쾌거를 전했다.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의 성적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소련, 동독, 미국에 이어 종합 4위에 올랐다. 사상 최고 성적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한국의 금메달로 시작해 한국의 금메달로 끝난 첫 대회다. 대회 첫날 고교생 총잡이 여갑순이 사격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고, 마지막 날 황영조가 마라톤에서 금빛 피날레를 장식했다. 황영조의 금메달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우승한 손기정에 이어 56년 만에 되찾은 우승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7위)과 애틀랜타 올림픽(10위)에서 연달아 ‘톱10’에 들었던 한국은 시드니 올림픽 12위에 그쳤지만 아테네 올림픽 9위로 다시 올라섰다. 아테네 대회 땐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가 8년 만에 한국 유도의 금맥을 캤고, 유승민은 만리장성을 넘어 16년 만에 한국 탁구의 금빛 승전보를 전했다. 여자 핸드볼은 결승에서 세계 최강 덴마크를 맞아 기적 같은 투혼을 불사르며 금메달만큼이나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의 심금을 울린 핸드볼 대표팀의 도전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제작돼 401만 관객을 기록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새로운 영웅이 대거 탄생했다. ‘마린 보이’ 박태환은 수영 불모지에서 사상 최초의 금빛 레이스를 펼쳤고 배드민턴 혼합 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는 ‘윙크 보이’로,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은 ‘로즈란’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또 한국 야구는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뤄냈다.
야구와 함께 최고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는 베이징 4년 후 런던올림픽 때 사상 첫 동메달 쾌거를 이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이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사격 황제’ 진종오는 3회 연속 금메달이자, 개인 통산 4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져 열린 도쿄 올림픽 땐 안산이 한국 최초의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