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마시는 물 ‘병물 아리수’를 앞으로 모두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페트병에 담아 생산한다고 4일 밝혔다. 병물은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용수를 말한다. 병물 아리수는 수돗물이 끊기거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비상용품인데 100% 재생 플라스틱만 써 환경오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앞서 시는 지난해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재생 플라스틱 30%를 사용해 만든 페트병에 아리수를 담아 공급했는데, 이 비율을 100%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 페트병 제작에 쓰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19g에서 14g으로 줄이고, ‘무(無)라벨’로 출시하며, 제조 일자 인쇄에 잉크(화학 염료)를 쓰지 않고 친환경 레이저로 각인 처리한다.
시는 이 병물 아리수를 올해 350mL 45만 병, 2L 20만 병 등 총 65만 병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폐플라스틱 16톤을 재활용할 수 있어 재생 원료를 쓰지 않고 만들었을 때보다 17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재생 플라스틱 100%를 이용한 페트병은 제조 단가가 350mL 기준 288원으로 새 플라스틱 페트병(110원)보다 비싸다. 어용선 서울시 아리수본부 생산부장은 “관련 예산은 2억6,000만 원 정도”라며 “재활용 원료 사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에 예산 낭비는 아니다. 단가도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아리수 물병에 100%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한발 앞선 정책이라고 자평했다. 글로벌 기업 ‘펩시’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병에 재생 원료를 50% 쓰겠다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시는 비영리 단체 ‘리쿱(RECOUP)’이 올해 영국에서 여는 ‘리쿱 어워즈’ 대회에 병물 아리수를 출품할 방침이다. 이 행사는 ‘순환 플라스틱’ 사용을 선도하는 기관에 시상한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100% 재생 원료를 사용한 병물 아리수의 생산은 정부와 세계 도시보다 훨씬 앞선 순환경제의 모범 사례”라며 “적극적인 재활용 방안을 추진해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