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석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부장검사)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동운 처장 취임 후 김선규 수사1부장의 사표가 수리된 데 이어, 추가로 부장검사 한 명이 이탈하면서 향후 수사조직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김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 출신인 그는 검사 시절 대부분 조직폭력과 마약범죄를 수사한 '강력통'으로 알려졌다. 2017년 변호사 개업 뒤 2022년 10월 공수처 부장검사로 합류했다. 그는 수사1부장 시절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채 의혹'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고, '고발사주 의혹' 사건 수사도 지휘했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1기 공수처' 지휘부를 겨냥한 내부고발성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라는 제목으로 여운국 당시 공수처 차장을 정면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특정 사건을 언급하며 "수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해 미리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에 맞추도록 언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일로 공수처는 김 부장검사가 '공수처 검사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며 감찰을 개시했고, 여 전 차장이 검찰에 그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는 등 내홍이 일기도 했다.
통상 사직서 처리는 한 달가량 걸리는데, 김 부장검사의 경우 감찰과 검찰 수사 사안까지 걸려있어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김선규 전 수사1부장의 사표가 수리된 것까지 감안하면, 김 부장검사의 사퇴로 공수처 부장검사 여섯 자리 중 두 자리가 비게 됐다. 공백을 메우기 위한 부장검사 채용이 조만간 진행될 방침이다.
오 처장은 지난달 22일 첫 출근을 하면서 "훌륭한 차장을 모시겠다"고 말했으나, 공수처는 아직 차장 후보군도 못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선 과제인 '조직 안정'을 위해 조직을 다시 재정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