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민생위기극복특별조치법과 채상병 특별검사법을 동시 발의했다. 불황의 늪에 빠진 '민생'과 총선 민심에서 확인한 '개혁'의 키워드를 투 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두 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개혁 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성과로 평가받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은 더 강력하게 돌아왔다. 수사 대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외압 의혹', 특검 임명과 관련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시 연장자 자동 임명'이란 조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반면 정부·여당이 '독소조항'이라고 맞섰던 조항들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무엇보다 야당은 특검 추천권까지 잡게 됐다. 애초 법안에선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추천 인사 4명 가운데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가 두 명을 뽑아 대통령에게 특검을 추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새로운 법안은 변협의 사전 추천권을 없애고 '교섭단체 중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한 명을 선정해 추천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탈당해도, 국민의힘은 추천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역대 13차례 특검 중 야당이 단독으로 추천권을 가진 것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 단 두 건이었다. 나머지 경우 야당이 추천권을 가져도 그 전에 변협 또는 대법원장에게 사전 추천권을 부여했다. 문재인 정부 때 실시된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 역시 사전 추천권을 변협이 쥐고 있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합의를 통해 해쳐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생지원금은 애초 '25만 원'에서 35만 원까지 상한선이 확대됐다. 소득 기준에 따라 25만~3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의 형태로 지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전날 전 국민 '보편지급'이 아닌 '선별지급'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예고대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한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특검 내용은 △손준성 검사 고발사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소송 상고 포기 △딸 논문 대필 등 세 가지 의혹이다. 법안 제안이유에는 "각종 범죄 의혹에도 불구,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법무부장관이었다는 이유로 한 전 장관에 대해 시간끌기, 봐주기 수사를 진행했다"고 적시됐다. 대표 발의자인 박은정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을 시작으로 '김건희 종합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