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외부 활동을 재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행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명품백 수수 의혹' 이후 잠행하던 김 여사가 16일 한국과 캄보디아 정상 오찬 행사를 계기로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 당내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과 동시에 '근신이 더 필요하다'는 우려가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조정훈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외부 활동에 대해 "(영부인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이미지, 특히 국제 외교에서의 역할을 신중하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 공개 활동 재개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그는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그러면 영부인이 밥하고 빨래하는 역할만 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할 게 있다고 해서 남은 3년 동안 영부인 역할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제2부속실을 빨리 설치하셨으면 좋겠다"며 "리스크 관리를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김 여사의 공개활동 재개에 부적절한 반응도 흘러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말끔히 해소되거나 털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김 여사의 공개 행보는 대통령보다도 더 주목받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 리더십에도 문제점으로 작용될 것"이라며 "(김 여사가) 좀 더 근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야권이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공세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내 고위급 인사가 이뤄진 뒤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시작한 점을 언급하며 "딱딱 톱니바퀴 맞물려가듯 돌아가는 걸 보면 김 여사가 '검찰이 수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은 것 아닌지 의심이 저절로 들지 않겠나. 참 공교롭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