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박성한, SSG 대체불가 유격수

입력
2024.05.17 09:00
올 시즌 유격수로 전 경기 출전
수비 부담 큰 포지션에서도 테이블 세터 임무
"골든글러브 욕심나지만 상 좇지 않아"

SSG에서 가장 바쁜 야수 중 한 명은 유격수 박성한이다. 올 시즌 전 경기를 뛰며 KBO리그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팀에 부상으로 이탈한 내야수가 많아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타격감을 유지해 테이블 세터 임무도 소화한다.

16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박성한은 "힘든 날도 있고, 괜찮은 날도 있다"며 "계속 뛰다 보니까 경기가 잘 되는 날은 덜 힘들고, 성적이 저조할 때는 더 힘들더라"고 말했다. 좀처럼 쉬지 못하는 박성한을 보면서 사령탑은 미안하고 고맙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성한이에게 정말 고맙다"며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큰 자리인데 상위 타선까지 맡겨서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성한은 "리드오프는 1회 끝나고 바로 준비해야 돼서 힘들지만, 2번 타순은 솔직히 힘든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고맙다고 해주셨지만, 사실 제가 더 감사하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셨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성한은 16일 현재 타율 0.301에 1홈런 16타점 25득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경기 수 기준 지난해 타율 0.260과 비교했을 때 더 나은 성적이다. 그는 "작년보다 더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시즌 시작 전 타격 폼도 수정하고,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며 "잘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더 잘 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한은 승부욕도 남다르다. 지난 주말 KIA와 3연전 당시 이 감독은 12일 더블헤더 2차전에 체력 소모를 우려해 박성한에게 "빠져도 되니까 후반에 나오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나 박성한은 선발 출전 의사를 내비쳤고,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솔직히 1차전을 이겼더라면 경기 후반에 나가는 것을 고려해 봤을 텐데 져서 화가 난 마음에 '선발 출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스스로에게도 너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올해 KBO리그 유격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박성한은 지금 페이스라면 개인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도 노려볼 수 있다. 그는 "욕심은 난다. 하지만 상을 좇으면서 야구를 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3할 유격수'에 대해서는 "타율도 의식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2할대로 떨어졌네'라고 자책하지는 않는다. 그냥 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한은 "믿고 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 SSG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팬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종적으로는 팀이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인천 = 최이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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