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채무를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린 혐의를 인정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700만 달러(약 232억 원)를 불법 이체한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오는 14일 법원에서 은행 사기 1건, 허위 소득 신고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법원에서 은행 사기는 최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도왔고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횡령을 저질렀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그의 계좌에 접속한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를 바꿔 은행이 계좌 이체 승인 시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했다. 이후 은행 직원과 통화하면서 오타니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24차례 그를 사칭해 돈을 이체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금액은 1,697만5,010달러에 이른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하며 410만 달러(약 56억 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14만9,400달러(약 15억7,000만 원)의 세금, 관련 이자 및 벌금을 추가 납부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판단했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성명을 통해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 규모가 엄청나다"며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위험한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