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tvN 홀로 웃었다…이유 있는 우상향 [종합]

입력
2024.05.08 18:36
tvN, 젊은 세대 공략 성공한 마케팅 전략
'내 남편과 결혼해줘'→'눈물의 여왕'까지 흥행 연타
4개월 내 지속적인 '우상향', 비결은?
계속 진화하는 tvN, 시청자 아닌 '유저'로 인식

"타 방송사에 비해서 3배 이상의 차이입니다." 최근 4개월 내 지속적인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는 tvN이 겹경사를 한껏 즐기고 있다. tvN은 디지털 조회수, 화제성, 시청률 부문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압도적인 숫자로 우위를 점하는 중이다.

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 ENM 센터에서는 tvN 미디어 톡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홍기성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박상혁 채널사업부장·구자영 마케팅담당·'선재 업고 튀어' 기획 제작한 김호준 CP·'백패커' '장사천재 백사장'의 이우형 CP·'텐트 밖은 유럽' 홍진주 PD가 참석했다.

이날 홍기성 본부장은 미디어 시장 환경에 대해 짚었다. TV 시청량 하락에도 불구하고 TV HIT 콘텐츠의 화제성 및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TV와 OTT의 선순환 구조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전달했다. 예시로 '선재 업고 튀어'는 TV 본방 시청률과 티빙 VOD 누적 시청시간이 나란히 상승했다. tvN은 올해 프라임타임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면서 지상파를 포함한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통계 수치를 공개한 tvN 측은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웰메이드를 자랑하는 콘텐츠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혁 채널사업부장은 "2049여성들이 선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잘 만든 프로그램이 TV 본방사수를 부르는 것"이라고 자긍심을 드러냈다. tvN 측은 30대가 콘텐츠 트렌드를 리딩한다고 바라보면서 이 세대가 헤비 유저라고 조명했다. 실제로 30대는 주 6일 이상 OTT 서비스를 이용하며 다른 세대들과 높은 격차를 보였다. 변화된 시청 형태에도 tvN의 경쟁력은 유지 중이다. 올해 시청률 순위로는 '눈물의 여왕'(17.59%)가 1위, '밤에 피는 꽃'(11.62%), 3위 '웰컴 투 삼달리'(10.58%)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깃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콘텐츠 투자로 이어진다. 미디어사업본부는 드라마 기획 개발 시스템인 'tvN-OTT 통합 드라마 GLC (Green Light Committee)'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GLC는 대본을 통해 드라마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로, tvN은 티빙과의 공동 GLC를 통해 작품 별 주요 시청 타깃을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방영 플랫폼을 정하고 있다. 또한 tvN은 방영 전 시청자 시사를 진행, 2030세대가 좋아할 만한 셀링 포인트를 잡아 편집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한다.

tvN, 상반기 연이은 흥행사


tvN은 올해 상반기부터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tvN 역대 월화극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눈물의 여왕'이 채널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어 '선재 업고 튀어'가 화제성 1위로 2030세대를 잡으면서 tvN 콘텐츠들의 저력이 톡톡히 발휘되는 중이다.

먼저 '눈물의 여왕'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종회 평균 시청률 24.9%, 최고 시청률 27.3%를 기록하면서 '사랑의 불시착'의 수치를 뛰어넘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회 5.2%로 시작해 최종회에서 12%, 최고 13.7%를 기록했다. tvN에 따르면 평일 드라마 타깃 시청률이 최고 6%대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케이스로 젊은 시청층의 뜨거운 관심이 입증됐다. 또 평균 시청률 9.2%의 성적은 역대 tvN 월화드라마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5월 1주차(4월 29일~5월 5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글로벌 TV쇼 주간 순위에서 영어와 비영어 콘텐츠를 통틀어 5위를 기록하며 방송이 시작된 1월 1주부터 한 주도 빠지지 않고 18주 연속 글로벌 TOP10을 지키고 있다. (플릭스패트롤 기준)

'선재 업고 튀어'는 1회 3.073%로 시작해 10회 4.7%로 상승했다. '선재 업고 튀어'의 경우 tvN과 티빙 양 플랫폼의 시너지로 월화드라마, 청춘물이라는 장르 한계에도 불구하고 OTT 주 시청층인 2030여성들을 TV앞에 불러모았으며 OTT 티빙과 시청시간 및 화제성이 동반 상승 중이다. 박 부장은 "화제성을 기반으로 해 시청률 성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예측했다.

유저의 만족감이 높은 반응도로 연결되며 본방 시청 동기를 유발한 것이 tvN 상승세의 비결이다. 아울러 SNS 활용에 적극 나서며 유저 참여 유도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시청자들을 불러모으는 차별화된 마케팅도 tvN만의 강점 중 하나다. tvN은 일방적으로 제공된 영상을 보는 시청자의 의미를 넘어서 드라마를 갖고 노는 유저(user)로 인식해 유저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VCC 마케팅은 유저와 소통, 데이터로 인사이트 축적, 점진적인 발전과 성장을 꾀했다. 런칭 전 유저 예측, 회차별 방송 분석과 대응에 적극 대응하면서 흥행을 '유도'한다.

"트렌디하고 혁신, 힐링, 무해한 콘텐츠를 향해 나아갈 예정"

후발주자로는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정년이' '졸업' 감사합니다', 예능 '밥이나 한잔해'가 출격한다. 특히 '선재 업고 튀어' 이후 '플레이어2'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손해보기 싫어서' '원경' 수순으로 침체된 월화극의 파이를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예능 기획 방향성의 키워드로는 예측 불가능성('장사천재 백사장'), 영 타겟 트렌드('지구오락실'), 의외성('아파트 404'), 수평적 관계성('텐트 밖은 유럽')이 제시됐다. 이외에도 '서진이네' '백패커' 시리즈가 전작의 인기를 이어간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홍기성 본부장은 "tvN은 젊은 채널을 지향한다.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30시청률이 다른 채널보다 상당히 높다. 시청률을 무기로 광고 매출 영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면서 실적 관련에 답했다.

높은 드라마 제작비에 대한 고충도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홍기성 본부장은 "넷플릭스 때문에 드라마 제작비가 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넷플릭스 때문에 한국 드라마 인기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tvN 드라마들은 티빙과 아마존, 그리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 나가기도 한다. 콘텐츠 별로 적절한 OTT 플랫폼 판매 전략을 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청자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편성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의 호성적을 일궈냈다.

글로벌 공략 계획은 어떻게 될까. 박상혁 부장은 "티빙은 국내 OTT이지만 아마존 프라임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점 또는 멀티로 소비 중이다. 단순히 경쟁하는 차원이 아니라 타 OTT 플랫폼과 충분히 협업을 하면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기성 본부장은 "글로벌 OTT 시장에서 현재 ENM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과 함께 다양한 제휴 형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tvN의 기대작은 '정년이'다. 박 부장은 "'정년이'가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대본도 좋다. 김태리가 너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득음의 경지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좋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2049만 공략하는 것은 아니다. 장년층을 타깃하는 전략도 준비돼 있다. 박 부장은 "2030만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저희가 그 세대의 파급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채널로 남고 싶기 때문에 더욱 젊은 세대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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