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자들이 서울에서 그들의 꿈을 펼친다. 각자 한국에서 바라는 그림은 다르지만 한 가지 목표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같다. 아울러 솔직하고 유쾌한 이들의 면면모는 서울에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
지난 7일 넷플릭스 '슈퍼리치 이방인'이 공개됐다. '슈퍼리치 이방인'은 상위 1% 슈퍼리치들의 럭셔리한 한국 라이프를 들여다보는 리얼리티 쇼다. 세계 어디나 집이 될 수 있지만 K-컬처를 사랑해 한국을 선택한 글로벌 부자들의 서울 라이프가 담겼다.
이날 공개된 1, 2화에서는 K-POP에 진심인 싱가포르 억만장자 데이비드 용를 비롯해 파키스탄 귀족 가문 김안나, SNS 오천만 팔로워를 보유한 누르 나임, 이탈리아 다이아 수저 테오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 클라이언트 앰배서더 유희라가 등장해 상위 1% 슈퍼리치들의 삶을 공개했다.
유독 눈길을 끈 것은 데이비드 용이다. 싱가포르에 소재한 글로벌 투자 회사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의 CEO인 데이비드 용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준우승 댄스 크루 잼 리퍼블릭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에버그린 코리아의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앞서 본지 단독 취재로 전홍준 대표의 어트랙트 주식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이후 잼 리퍼블릭과의 전속계약, 워터밤 2024 싱가포르 주최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에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강이 보이는 잠실 시그니엘에서 거주 중인 데이비드 용은 스스로를 "싱가포르 톱 1% 슈퍼리치"라고 소개했다. 데이비드 용은 싱가포르와 한국에 각 차 3대, 일본 2대, 캄보디아 3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조세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억만장자답게 초고가 명품 브랜드 리미티드 에디션을 즐기지만 이면에 감춰진 엘리트 면모가 반전을 자아냈다.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를 졸업,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는 데이비드 용의 지적인 매력이 빛을 발했다.
데이비드 용은 "운영하는 사업이 많아서 아시아 전역을 누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전세기를 탄다"라면서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K-POP 때문이다. K-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해 3년 전 한국에 왔다는 데이비드 용은 "K-엔터테인먼트는 전 세계에서 최고, 1등이다. K-콘텐츠가 글로벌로 가는 과정에서 제가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남다른 자신감으로 자신을 적극 어필하는 데이비드 용의 모습이 유쾌함을 자아냈다.
이날 각국의 재벌들이 서울을 선택한 이유가 스피디하게 밝혀졌다. 한강 뷰를 즐기면서 김치를 즐겨 먹는 이들의 하루는 멀지만 또 가깝게 느껴졌다. 부자들의 일상을 조명하는 것이 자칫 거부감을 자아낼 수 있지만 유쾌한 리얼리티 톤으로 밸런스를 맞추며 예능으로 완성됐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과 서울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다. 서울을 방문해 단순히 재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서울을 찾은 이들의 비전이 보는 이들의 흥미를 선사했다. '슈퍼리치 이방인'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그저 재벌들의 집과 그들이 소유한 명품을 조명하기보단 삶에 대한 열정에 방점이 찍혔다. 데이비드 용은 테오와의 대화에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K-콘텐츠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최근 미팅을 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용이 항상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를 극복해야 했던 것이다. 친구나 인맥 없이 사업을 시작해야 했고 지금의 사업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두고 데이비드 용은 "천천히 사람을 만나며 이해하고 K-아티스트와 K-프로듀서들을 만났다"라고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진정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이들이 단순히 이방인이 아님이 쉽게 이해간다.
이들의 한국 사랑을 통해 세계 속 K-컬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슈퍼리치들의 럭셔리한 일상도 흥미롭게 그려지지만 이면의 모습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전세기를 타고 다니는 억만장자가 굳이 한국에 와서 각종 기획사에 미팅을 요청하고 거절을 당하는 등 밑바닥부터 도전하는 모습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