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안 돼요" 4세 아동 긴급 상황…헬기로 400km 날아온 의료진

입력
2024.04.30 19:00
강원 정선병원서 필요 시술 못 받아
의료진, 1시간 만에 남양주~정선 이동

심장질환이 있는 4세 아동이 소방헬기를 타고 왕복 400여 ㎞를 날아온 의료진 덕에 무사히 치료를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40분쯤 강원 정선군 근로복지공단 정선병원으로부터 A(4)군을 삼성서울병원으로 헬기 이송해달라는 긴급 요청이 접수됐다.

과거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던 A군은 전날 밤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급하게 정선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치에 훨씬 못 미쳐 위독한 상태로, 기도에 관을 삽입해 호흡을 돕는 기도삽관 시술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정선병원에선 이 시술을 진행할 수 없어 대형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했다.

A군의 부모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정선병원에 요청했다. 이에 같은 날 오전 10시쯤 경기 남양주에 있던 소방청 소방헬기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태우고 정선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정선공설운동장에서 A군을 싣고 30여 분 만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병원까지의 이송은 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SMICU)가 맡았다. SMICU는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하고 운영을 지원한다. 인공호흡기,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에크모) 등이 설치된 특수구급차다.

무사히 병원에 도착한 A군은 기도삽관 시술을 마치고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번 전원이 병원 간 경계를 허물고 긴급 상황에 대처한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소방 관계자는 "의료 여건이 열악한 병원에서는 의사가 소방 헬기에 탈 수 없거나 닥터헬기가 운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병원 간 전원 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A군 이송은 제3병원 의료진과 소방이 전원을 도운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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