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열린 '세상에서 가장 큰 연구실'... 미래 과학도들 북적북적

입력
2024.04.28 12:08
15면
출연연·과기원 23개 실험실 운영
DNA 만들기, 달 중력 체험 인기
연구개발 성과 전시도 함께 마련 
어른·아이 모두 과학에 더 다가가

"'세상에서 가장 큰 연구실'이라는 축제 주제에 어울리게끔 실제 연구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험대와 비커, 피펫(액체를 옮길 때 쓰는 실험도구)을 가져와 재현했어요. 실험복을 입고 유전자 정보(DNA)의 이중 나선형 구조와 자신만의 세포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27일 대전 서구 엑스포시민광장에서 만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권미자 전시 담당은 이번 '2024 대한민국 과학축제'를 어린이 참가자들이 생명공학에 쉽게 접근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권씨는 "생명공학 하면 흔히 DNA를 많이 떠올리는데, 우리 연구원의 김미랑 박사님이 직접 DNA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 강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생명공학연구원 실험실 부스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25일부터 28일까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과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한국연구재단·대전관광공사·과학문화민간협의회가 주관했다. 올해 과학축제는 실제 연구실처럼 꾸며진 곳에서 마치 과학자가 된 것처럼 다양한 과학기술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특히 최신 연구개발 성과를 전시하는 '제5회 과학기술대전'과 함께 열려 종전 축제보다 큰 규모로 치러졌다.

어린이 참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건 정부출연연구기관 12곳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을 비롯한 과학기술원 3곳, 국립과학관 5곳 등이 나서서 마련한 23개의 '과학 실험실'이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마법 빗자루 만들기'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신나는 기초과학 방탈출' 등 눈에 띄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기관들이 참가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형을 보고 직접 발사체 그림을 색칠해보는 체험형 공간을 꾸몄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와 함께 항우연 체험에 참가한 김근태(47)씨는 "출연연에서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아이디어도 좋고 더욱 신뢰가 간다"면서 "역시 과학은 대전이 가진 최고의 관광자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어린이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과학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과학계 유명인사들의 다양한 강연도 열렸다. 유튜브 '1분 과학'의 이재범 과학크리에이터,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등이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을 진행했다. 이 밖에 과학을 주제로 한 뮤지컬, 마술쇼, 전시 등이 다채롭게 축제를 채웠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과학축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일상생활 속 과학기술을 직접 실험·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커다란 연구실로 준비했다"며 "이번 축제가 우리 아이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키우고 미래의 훌륭한 과학자로 커나갈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전= 이현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