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가동한다.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포함해 의료개혁 전반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대통령실은 23일 "특위에 참여할 27명 가운데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두 자리만 비어 있다"며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에 나서 건설적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압박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 의료계, 환자단체, 시민단체,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위가 25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위를 통해 각계 의견을 모아 의료개혁 4대 과제의 실천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필수의료 중점 투자 방안,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료인력 수급현황의 주기적 검토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다만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정면충돌해온 최대 이해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냉담하다. 특위가 열리더라도 실제 효과가 있을지 불투명한 대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의협과 전공의협의회에서 대표가 와도 좋고 단체를 대표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외부인이 와도 좋다고 했다"며 "의협은 공개적으로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고 전공의협의회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두 자리를 비운 채 우선 특위를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장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장시간 면담한 이후 정부는 문을 열어 놓고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의료계에서 일대일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의협 및 전공의·의대생·의대교수 단체에 의료개혁특위 대신 '의료계와 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까지 마지막 카드로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19일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의 50%까지 대학별 자율모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냈다. 이에 대해 장 수석은 "정부가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적 결단을 내린 만큼, 이제는 의료계가 화답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 수석은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대 교수 집단사직설에 대해선 "현재까지 대학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의대 학생회에서 소속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교육부가 즉각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유사 사례가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