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넷플릭스의 이모' 배우 배두나가 영화 '레벨 문: 파트2'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이전 파트에서 강인한 매력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이었다면 파트2에서는 본격적으로 서사가 풀리면서 그의 내공과 관록이 확실하게 드러날 예정이다.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두나가 참석했다. '레벨 문'은 평화로운 변방 행성에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서 조용히 살던 이방인 코라와 여러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두나를 비롯해 소피아 부텔라·자이먼 운수·에드 스크레인·미힐 하위스만·배두나·안소니 홉킨스(목소리 출연)가 나섰다.
파트1이 은하계 전사 군단을 모으고 포악한 마더월드에 맞설 계획을 세우는 준비 단계였다면, 파트 2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코라와 은하계 전사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인 위성 벨트를 지키기 위해 모든 지략과 기지를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벨트의 주민들 또한 전투 훈련에 최선을 다하며 다가올 거대한 전쟁을 함께 준비한다. 이번 파트2에서는 더욱 단단해진 스토리를 예고했다.
파트2 역시 더욱 거대해진 전쟁과 광활해진 액션을 만나볼 수 있다. 전쟁 영화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상을 분석하며 완성한 약 45분간의 논스톱 액션을 아우르는 벨트에서의 전투 시퀀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연출진은 사실감 넘치는 연출을 위해 최대한 실제 효과를 사용해 폭발 장면을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극중 배두나는 검술사 네메시스 역을 맡아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배두나의 말을 빌리자면 파트1에서는 강인한 여전사 캐릭터로 부각됐다면 파트2에선 부드러운 내면이 강조된다. 번뇌와 고통을 많이 겪었던 사람이라는 서사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고조시킨다.
이날 배두나는 "2022년 LA에서 8개월 정도 머물며 촬영했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장기 비행을 하는 것을 지양하려고 한다. 해외 일정을 줄이려고 한다. 최근 한국에서 '가족 계획' 촬영을 진행 중이다. 펜데믹으로 인해서 한국에서만 작업을 하다가 오랜만에 해외 작품을 하게 됐다. 7~8개월 생활을 하면서 외롭기도 했고 여러 고충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레벨문'에 대해 애정이 있다. 특히 배우들에게 가족 같은 마음이 있다. 파트2 공개를 하니 완전히 끝난 기분이 든다. 섭섭하기도 하고 그들이 그립기도 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간 많은 작품을 소화한 배두나이지만 이번 작품은 어려운 선택이었단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다"라면서도 "대본을 봤는데 이 캐릭터에는 몰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잘 스며든다면 어떤 장르건 새로운 도전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모험을 하게 됐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특히 파트1에서는 갓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자를 쓴다. 배두나는 아시아에서 많이 쓰는 삿갓 소품을 현장에서 만난 후 반가웠다는 비하인드를 전하며 "저고리 같은 의상도 반가웠다. 외계의 행성에서 한국적인 의상을 입으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라고 떠올렸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저는 촬영장에서 까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일부 캐릭터 앞에서는 멋지고 의지할 수 있도록 엄숙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배두나는 일찍이 해외에 진출해 한국 배우의 위상을 드높인 배우다. 2005년 일본 영화 '린다린다린다'를 시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에 출연했다. 당시 일본 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시작으로 '주피터 어센딩' 등 다양한 해외 작품에 참여했다. 국내 배우들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협업한 '브로커'에서도 출연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와의 인연도 깊다. 2015년 시리즈 '센스8'을 시작으로 2019년 '킹덤', 2021년 '고요의 바다' 등 많은 작품을 필모그래피에 채우면서 여성 배우로서는 독보적으로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배우로 언급된 터다. 이를 두고 배두나는 "넷플릭스의 딸이기 보단 이모"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센스8' 촬영 당시 넷플릭스를 잘 알지 못했다고 고백한 배두나는 "지금도 채널은 상관 없다. 영화든, 드라마든 어떤 것일지라도 좋은 작품, 좋은 감독이 부른다면 어디서든 할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장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배두나는 해외 작품을 할 때 언어적 장벽을 판타지적 장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소화할 때 어느 정도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저는 뼈속까지 한국 사람이다. 서양 문화를 흉내내기 보단 나를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을 활용한다. 싸울 때나 검을 휘두를 때 등 몸을 쓰는 설정이 제가 해외 작품에서 연기할 때 수월했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했던 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지만 아직까지 수순을 밟고 있는 단계다. 한국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방송을 한다. 정말 코미디를 하고 싶다. '닭강정'이 너무 재밌더라. 그런 장르를 하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레벨문: 파트2'는 이날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