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각자 상처와 아픔 있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입력
2024.04.14 10:19
차은우, 드라마 '원더풀 월드' 권선율 역으로 열연
"부모님 신에서 많이 울었다" 회상

드라마 '원더풀 월드'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차은우가 벅찬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3일 종영한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극 중 차은우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부모를 잃고 거친 삶을 선택한 권선율 역으로 열연하며 완벽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차은우가 연기한 권선율은 아버지 권지웅(오만석)의 복수를 위해 수현을 향해 치밀한 복수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아버지의 실체와 숨겨진 진실을 알고 절망하지만 다시 한번 진실을 파헤쳐 나가며 해피엔딩을 그려나간다. 차은우는 캐릭터가 느끼는 분노의 감정부터 슬픔과 허탈한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호평받았다.

매 회차 권선율 그 자체 분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든 차은우는 '원더풀 월드'를 마무리하며 일문일답 인터뷰로 인사를 전했다.

-'원더풀 월드' 종영 소감은.

"매주 챙겨 봤던 시청자로서 벌써 종영이라는 사실에 아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 같습니다. 선율이를 비롯해 모든 인물들이 행복하길 바랐는데, 각자의 해피엔딩을 찾아낸 것 같아서 계속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울고 웃어 주셨던 시청자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작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캐릭터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는데, 권선율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게 있다면?

"매 순간 '선율이라면?'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대사를 읽어보면서 준비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선후배 배우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선율이를 만들어 나갔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드라마 시작 전 캐릭터 키워드를 '판도라의 상자'로 이야기했는데, 종영 후 권선율은 어떤 단어로 표현하고 싶은지.

"'반창고'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된 것 같아요. 반창고가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선율이도 아픔이 아물고 새 살이 돋아나 다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단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감정 신들이 가장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부모님에 대한 신에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촬영을 하면서 선율이 감당하기 힘든 큰일들을 설명해야 하고, 수현을 향한 복수심을 납득시켜야 했었기에 더 많이 집중하고 표현하려고 했었습니다."

-김남주, 김강우, 임세미 등 다양한 선후배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인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나.

"극 분위기와는 다르게 현장만큼은 항상 즐거웠어요. 선배님들이 먼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고, 쉬는 시간에 서로 장난도 치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권선율의 엔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선율이를 연기하면서 '엔딩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선율이를 이해하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었으니까, 새드엔딩으로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의대생이 되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제목인 '원더풀 월드'와 잘 어울리는 엔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과 그 이유를 알려달라.

"사실 한 가지를 꼽기에는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모든 회차, 모든 신들이 소중하고 다 같이 열심히 했던 게 생각나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좋다고 이야기해 주신 부분들이나 극에 몰입한 반응들을 보면서 혼자 흐뭇했던 기억이 나네요."

-드라마 종영이 된 이후 권선율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제가 생각하기에 꽉 찬 해피 엔딩이었어서, 긴 말은 말고 짧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선율아, 더 잘 살고 행복하자."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먼저 '원더풀 월드'를 시청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시기에 따뜻하고 '원더풀'했던 드라마로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상처와 아픔들이 있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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