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신슬기 "'솔로지옥' 출신 수식어, 리스크 NO" [인터뷰]

입력
2024.03.31 22:52
티빙 '피라미드 게임' 신슬기 인터뷰
'솔로지옥2' 후 배우 전향한 이유는?

"솔직하고 사랑스러움이 제 매력입니다." 배우 신슬기가 당찬 포부를 꺼내놓았다. '솔로지옥2'에서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신슬기는 어엿한 연기자로 대중 앞에 섰다.

최근 신슬기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피라미드 게임'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성스러운 아이돌' 박소연 감독과 신예 최수이 작가가 의기투합해 여고생들의 예측 불가한 심리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그려낸다. 영화 '완벽한 타인',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을 연출한 히트메이커 이재규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극중 신슬기는 게임의 진행자인 서도아를 맡았다. 서도아는 백하린(장다아)과 함께 서열 피라미드의 상위 등급에 자리하고 있으며 냉철하고 칼 같은 그는 피라미드 게임의 진행자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이날 신슬기는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피땀 눈물을 흘리며 촬영했다.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너무 행복하다"라면서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신슬기는 오디션을 보고 이번 작품에 합류했다. 당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는 상태였지만 박소연 감독이 안경을 건넸고 도아의 역할이 오리라는 짐작을 하게 됐단다.

실제로 원작의 팬이었다는 신슬기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에 들어가는 것이 영광이었다. 더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감독님과 이 게임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득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제가 맡은 도아는 게임의 진행자다. 가볍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무게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도아의 말투나 꼿꼿한 자세, 제스쳐를 연구했다. 실제로도 이런 캐릭터가 반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제 경험을 떠올렸다"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밝힌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60%다. 이유를 묻자 신슬기는 리더십과 책임감이 비슷하다면서 "실제로는 장난기가 많은 학생이다. 저도 고등학교 때 반장이었다. 규칙도 준수하고 책임감도 있는 역할이 비슷하다. 도아가 자신의 기준선이 명확했고 저는 자유로웠다. 학교 폭력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은 아예 없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슬기는 넷플릭스 '솔로지옥2'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솔로지옥2'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끌었고 배우 기획사 빅스마일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그의 배우 전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 역시 자신의 수식어와 일각의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잘 알고 있었다. "리얼리티 예능 출신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 만큼 노력을 많이 했어요. 감사하게도 '솔로지옥2' 신슬기의 모습과 서도아를 다르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노력을 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또 드라마 시청자들의 몰입이 방해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감사합니다."

신슬기는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꿈꿨다.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무대 속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고 울림을 안기는 것이 배우의 길을 꿈꾸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많이 보면서 작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음악을 참 좋아했는데 연기라는 영역도 비슷하다. 연구를 해서 인물을 표현했을 때 울림 있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겠구나. 음악을 했던 이유처럼 연기도 좋았다"라고 말하며 열정을 드러냈다.

"게임을 시작할게"는 서도아의 시그니처 대사다. 촬영 감독과 연출을 맡은 감독이 주안점을 둔 장면이다. 신슬기는 도아라는 인물을 구축하기 위해서 각 인물들과의 관계성을 명확하게 구분했고 전사를 채워나갔다. 촬영 현장을 떠올린 신슬기는 "도아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인물의 외로움을 느끼게 됐다. 워낙 첫 작품이고 또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것이 많았다. 인물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웠다. 25명의 배우들과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왕' 났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가 하면 신슬기는 병원장인 아버지를 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모님을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아버지가 많이 궁금해하셨다.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소재인지도 모르셨다. 거기서도 의사 딸이냐고 재밌어하셨다. 저도 신기했다"라면서 "또 '솔로지옥2' 동료들이 시사회에 와줬다. 너무 재밌다고 했다. 평소 아는 신슬기와는 다른 이미지라고 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봤다더라"라고 언급했다.

신슬기는 앞서 부담감을 토로했던 '솔로지옥2'에 나간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역시 자신의 선택이었고 인생에 남은 소중한 경험이 됐기 때문이다. 신슬기가 자신에게 따라붙는 '솔로지옥2' 출신 수식어를 결코 리스크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이를 두고 신슬기는 "수식어를 떨쳐내기 위해 더욱 노력을 했다. 앞으로의 수식어라면 사랑이고 관심이다. 배우로서의 영역은 제가 헤쳐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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