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방경만 사장 체제로 새 출발한다. 흡연 인구 감소 등으로 감소세인 영업이익을 되살리는 게 방 사장 앞에 놓인 과제다. KT&G는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에 대한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전임 백복인 사장에 이어 회사를 3년 동안 이끌게 된다.
방 사장은 1998년 이 회사에 입사해 26년 만에 수장까지 오른 '정통 KT&G맨'이다. 2013년 브랜드실장 당시 내놓은 에쎄 체인지를 국내 점유율 1위 브랜드에 올려놓은 에쎄 신화 주인공이기도 하다. 2015년부턴 6년 동안 글로벌본부장을 맡으며 수출 국가를 40여 개에서 100여 개로 늘리는 등 KT&G 내부에서 신뢰가 두텁다.
방 사장 선임으로 올해 들어 KT&G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불거진 잡음은 정리되는 수순이다. 앞서 KT&G는 2015년부터 3연임한 백 전 사장의 4연임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최정우 포스코 전 회장의 3연임 움직임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면서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인 KT&G도 주목받은 것.
KT&G는 백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에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종 사장 후보자였던 방 사장에 대해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한 주당 두 표를 행사하는 집중투표제 결과 방 사장은 의결권 있는 유효 주식 9,129만여 주 중 8,400만여 표를 받아 무난하게 사장 자리에 올랐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고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글래스루이스 등도 방 사장에 힘을 실으면서다. 다만 사외이사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방 사장의 직면 과제는 이익 회복이다. KT&G는 지난해 매출이 5조8,724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1,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과 비교하면 3,000억 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방 사장은 KT&G가 3대 핵심 사업으로 앞세우고 있는 해외 궐련, 궐련형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방 사장은 "KT&G는 3대 핵심 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숱한 위기를 돌파하면서 성장해온 KT&G 성공의 역사를 기반으로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