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종합경기장이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철거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등) 복합단지 조성도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말부터 덕진동 종합경기장 주경기장(3만 5,594㎡)을 철거한다. 우선 석면 해체와 조명탑·전광판 철거 등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경기장 주변 부대시설인 전주푸드(1,057㎡)와 수위실(100㎡)을 부순다. 철거비로는 시 예산 110억 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5월엔 종합경기장 내 야구장(5,571㎡)이 철거됐다.
주경기장과 부대시설 철거는 내년 7월 마무리된다. 시는 종합경기장 일대를 글로벌 마이스산업의 핵심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2028년까지 민간 투자 등 총 1조 300억 원을 투입한다. 경기장에는 대형 컨벤션센터·호텔·백화점 등이, 야구장 부지에는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전주시립미술관이 들어선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은 총사업비 291억 원을 들여 2026년 12월말까지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7,480㎡ 규모로 건설한다. 이곳에는 콘텐츠 제작지원실, 테스트베드, 체험·전시실 등이 갖춰진다. 시립미술관은 490억 원이 투입돼 기획·상설전시실, 수장고 등이 조성된다.
마이스 산업은 전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산업으로, 방문객 규모가 크고 1인당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높아 내수 확대, 고용 창출 등 파급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
1963년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전주종합경기장은 도민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육상경기장과·야구장 등으로 1981년 증축된 후 40년 넘게 사용하다,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안전시설 C·D등급을 잇따라 받아 사고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종합경기장 대체 시설 건립 필요성도 커졌으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도 여러 차례 변경됐다.
강현욱 전북지사는 2005년 전주 컨벤션 복합시설 및 대체시설 건립 방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전주종합경기장 소유권을 무상으로 전주시에 넘겼다. 이후 송하진 지사 취임 후에는 종합경기장 이전은 민자 사업으로, 전시·컨벤션 건립은 시 재정 사업으로 추진하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당시 전주시는 이 같은 내용으로 롯데쇼핑과 협약을 맺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계획은 또 수정됐다. 김 시장은 2015년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백화점과 호텔 신축을 중단했고, 롯데쇼핑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전북도, 롯데쇼핑 측과 갈등을 빚은 김 시장은 다시 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롯데쇼핑과 협상을 통해 경기장 부지 일부는 '시민의 숲'으로 조성, 일부는 임대해 백화점을 다시 짓기로 했다.
지난해 우범기 시장이 취임 후 계획은 또다시 바뀌었고, 미이스 복합단지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 시장은 "종합경기장은 지리적으로 전주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다"며 "이곳 일대를 고부가가치 지식 서비스 산업 거점지로 조성해 꺼져가는 전주 경제의 심장 박동을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