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48) 씨의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공무상 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씨 마약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마약 범죄 수사와는 관련 없는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18일 인천경찰청 마약수사계가 작성한 것으로, 이씨의 마약 사건과 관련한 대상자 이름과 전과, 신분, 직업 등 인적 사항이 담겼다.
A씨가 해당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해 유출했는지, 그리고 유출 대상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인터넷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이씨의 사망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28일 문제의 보고서 원본을 촬영한 사진을 보도했다. 디스패치가 수사 진행 상황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경위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이 부분 또한 아직 수사 중이다.
지난 1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을 종합할 때 A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 21일 그를 긴급체포했다. 인천경찰청은 A씨가 체포된 뒤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기 어렵다고 보고 곧바로 직위 해제를 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중대한 비위를 저지르는 등 공무원 품위를 크게 훼손해 수사기관에서 조사받는 경우 직위 해제 대상이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3일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A씨는 이번 수사 정보 유출 사건의 첫 번째 구속 사례가 된다.
한편 이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해 10월 19일 언론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이씨는 이보다 앞선 같은달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형사 입건됐으며, 약 두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이씨는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이씨가 숨지기 전 경찰 조사를 앞두고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포토라인에 섰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이 사건의 수사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