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식품 회사와 협업해 차별화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는다. 새로 만든 상품이 맛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고객의 눈길을 먼저 끌어야 한다는 마케팅 원칙에 충실하며 이색 협업 사례를 낳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CU는 '비비고 만두빵'을 20일부터 판매한다. 앞서 이 회사는 올해 전략 상품으로 빵을 선정했는데 CJ제일제당과 손잡고 편의점 빵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번 새 제품은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햇반·맛밤·백설 불고기를 활용한 네 가지 종류의 냉장 빵이다. 만두빵을 시작으로 20일~다음 달 10일 차례로 고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배경엔 '고(高)물가'가 자리한다.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과거엔 주로 김밥·도시락 종류를 찾았지만 최근엔 빵으로도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 실제로 CU의 지난해 빵 제품 매출은 2022년 대비 28.3% 증가했다. 올해 1월~3월 15일까지 수치를 봐도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31.2% 증가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조준형 스낵식품팀장은 "고물가 시대 편의점에선 부담 없는 식사, 간식 메뉴로 빵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다른 상품들과 함께 사는 동반 구매율도 높아 전략적으로 키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이마트는 가수 비비가 부른 히트곡 '밤양갱'을 모티브로 삼아 그를 모델로 내세운 한정판 양갱 제품을 선보였다. 양갱류는 비비가 노래를 낸 뒤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2, 3월 과자 매출을 분석해 보니 '밤양갱' 노래가 세상에 나온 2월 13일~3월 17일 양갱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35% 증가했다. 단품 개수로 따지면 약 100만 개 가까이 팔린 셈이라고 한다. 매출의 높낮이 없이 꾸준히 판매되는 양갱류 상품 특성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매출 상승은 보기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그러자 비비의 소속사인 '필굿뮤직'과 밤양갱 제조사 크라운제과, 대형마트 이마트까지 업종이 완전히 다른 세 회사가 협업해 신제품을 내놓은 것. 이마트가 준비한 물량은 5만 개로 전국 모든 점포에서 한 사람당 2개씩만 살 수 있다. 이성재 이마트 가공식품팀장은 "고객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품을 찾기 위해 도전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