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빠르네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망원계류장. 경광등을 켠 순찰정 두 대가 시끄러운 시동음과 함께 선착장을 출발했다. 속도를 올린 순찰정은 선착장을 떠난 지 4분여 만에 마포대교에 도착했다. 구형 순찰정들의 평균 출동시간(5분)보다 훨씬 빨랐다.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이 2028년까지 7정 전량을 교체하기로 한 신형 순찰정의 첫 운항에서 월등한 성능을 과시한 것이다. 이날 망원센터 계류장에서 열린 진수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지호 서울청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가장 먼저 투입된 신형 순찰정 두 대는 이달 말까지 시험 운항을 거친 뒤 내달부터 각각 망원·이촌 한강치안센터에 배치돼 인명 구조 및 순찰 활동을 시작한다.
시 당국과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신형 순찰정 제작에 들어갔다. 13년 정도 된 기존 순찰정들의 평균 선령이 사용 연한(7년)의 거의 두 배가 돼 현장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탓이다. 연식이 오래되다보니 운행 중 시동이 꺼지는 등 문제가 속출했다.
신형 순찰정이 구형과 가장 다른 점은 엔진 성능을 강화해 출동 속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엔진 출력이 600마력으로 기존 순찰정에 비해 20% 향상됐고, 그 덕에 계류장에서 마포대교까지 5분가량 소요됐던 출동시간도 3.8분으로 단축됐다. 수난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좀 더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대원들의 안전과 업무 환경도 개선됐다. 구조장비를 적재하는 선미 공간은 기존보다 1.6배 확장됐고, 외부 충격을 완화할 목적으로 선박 가장자리에 방현재(보호를 위한 띠)를 보강했다. 내부에는 냉·난방기도 설치됐다.
시와 경찰은 순찰정 도입과 더불어 잦은 침수로 부식이 심했던 한강경찰대 건물 네 곳도 신축할 예정이다. 자체 계류시설이 없는 센터 두 곳에는 별도 계류장을 설치한다. 또 망원·이촌·뚝섬, 한강 북측 3곳에 편중된 센터를 하류로 조정하고 본대를 '여의도'로 변경하는 등 센터 위치도 손보기로 했다.
오 시장은 "순찰정은 수난사고를 당한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핵심 장비"라며 "올 가을부터 한강 리버버스가 운행되면 한강경찰대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한강공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