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기간 이어진 우크라 공격… 러 "선거 방해 응징할 것"

입력
2024.03.17 09:50
잇따른 접경지역 공격에 사상자 발생
러 "서방에 구걸 위해 테러" 맹비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승리가 예정된 러시아 대선이 사흘 중 이틀째로 접어든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접경 지역을 잇따라 공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대통령 선거를 방해한다"고 비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 벨고로드주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글라트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 떨어진 글로토보 마을에서 차량이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와 충돌해 5명이 다쳤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돼 벨고로드 일부 주변 지역의 학교와 쇼핑센터를 임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러시아의 석유 시설도 타격을 입었다. 국경에서 약 725㎞ 떨어진 러시아 사마라 지역의 주지사 드미트리 아자로프는 정유공장 두 곳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고, 이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통제 지역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투표소에도 포탄을 투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밝혔다.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투표소 개장 전 투표소가 있는 건물에서 블과 5~6미터 거리에 포탄이 떨어졌으며 선거 관계자에 따르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가 자국 내 점령지에서 진행하는 선거는 무효라며 비판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로이터는 이 사건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접경지를 공격하며 대통령 선거를 방해하려고 했다"며 "이런 범죄를 응징하지 않고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추가적인 재정 지원과 살상 무기를 구걸하기 위해 테러 활동을 강화했다"며 비난을 가했다.

17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5선이 확실시된다. 로이터는 "이번 선거에서 푸틴의 권력 장악은 위협받지 않는다"며 "투표 용지에 오른 다른 세 명의 후보자 중 어느 누구도 그럴듯한 도전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센터(VCIOM)의 지난달 25일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79.6%를 기록했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