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극단 후배 단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79)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오씨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모 지방에 두 달가량 머물면서 그해 8월 한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 A씨를 껴안고, 9월엔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청춘에 대한 갈망을 삐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반면, 오씨의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 오씨 역시 최후변론을 통해 “이 나이에 제 인생에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며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기장 내용, 이 사건 이후 상담기관에서 받은 피해자의 상담내용 등이 사건 내용과 상당히 부합한다”며 “피해자 주장은 일관되고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진술로 보인다”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 후 오씨는 항소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한 뒤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깐부 할아버지’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오씨는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2022년 1월 미국 골든글로브 TV 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