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도태우 사퇴' 요구 수도권에서 재점화

입력
2024.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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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서울 마포을 출마 함운경 후보
"5·18 폄훼,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 아냐"
한동훈은 "발언 반성 중" 로우키 대응
광주 찾은 조국, "5·18 특별법 위반 고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이 14일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대구 중남구 후보 도태우 변호사 사퇴를 촉구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재논의 끝에 도 변호사 공천 유지를 결정했지만, 민심 악화를 우려한 수도권 후보를 중심으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함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도태우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5·18 정신의 적극적 인정은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노선이고, 이를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식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도 변호사는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 북한 개입 부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등의 주장을 했다. 공천 확정 후 그는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9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을 뿐, 북한군 개입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뒤가 안 맞는 사과에 내부 우려가 이어졌고, 한 위원장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재검토"를 언급했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의 결론은 공천 유지였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 정신을 존중하고 이어받겠다"는 도 변호사 2차 사과문의 진정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함 회장은 "단순히 말로만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후보 사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그것이 국민의힘의 선거 승리를 돕는 길이기도 하다"며 "도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시 국민의힘 비대위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함 회장의 문제제기는 그를 비롯해 수도권 험지·격전지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상당수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리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다만 당에서는 도 변호사 논란을 더 키우지 않고 싶은 기색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함 회장 요구에 대해 "반성하고 (입장을) 바꿨을 때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판단의 문제"라며 "국민의힘에서 공직후보자가 되기 위해 어떤 시각이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한 의미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 변호사의) 다른 발언 등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검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이와 별개로 이날 광주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도 변호사를 5·18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사과문 어디에도 북한 개입설 주장의 잘못을 인정하는 대목이 없고 공천받기 위한 변명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