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4개월여 만에 다시 8만 건에 육박하며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거래량은 1,428건(계약일 기준)으로 전달(2,518건)보다 1,000여 건 감소했다. 이에 따라 1월 반등했던 거래량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초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며 거래량이 반짝했다가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이달 들어 8만 건(아실 집계)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매물 건수가 8만 건을 넘어선 건 최악의 거래 침체가 빚어졌던 지난해 11월 초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은 많은데 정작 이를 받아줄 매수인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집값이 더 뛰지 않을 거라는 심리도 깔려 있다.
집값은 하향 추세가 뚜렷하다. 3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내려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라 42주 연속 상승했다.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 수요로 대거 옮겨가면서 전세 수급난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분석이다.
시장엔 당분간 거래가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된 금융권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여파로 대출 문턱이 다시 높아져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적고 금융 규제도 강화해 과거처럼 여러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사기 쉽지 않다"며 "조정 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