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 컬링 윤순영·김지수 조, 한국 최초 동계 데플림픽 은메달 획득

입력
2024.03.06 16:27
21면
2023 에르주룸 동계데플림픽 믹스더블 결승
우즈벡에 5-9 패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
'은메달 1개 이상' 성적 기대했던 한국
여자 컬링서 추가 메달 획득 도전

청각 장애 컬링 윤순영· 김지수(이상 서울시장애인컬링협회) 조가 한국 대표팀에 사상 첫 동계 데플림픽 은메달을 안겼다.

윤순영과 김지수는 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에르주룸 컬링홀에서 열린 2023 에르주룸 동계데플림픽 믹스더블(혼성 2인조) 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캐터리나 야키메츠·미카일로 플레스칸카 조에 5-9로 패배, 2위를 차지했다.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윤선영과 김지수는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첫 메달을 수확함과 동시에 동계 데플림픽 최초로 은메달 이상의 성과를 올린 주인공이 됐다.

데플림픽은 청각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종합대회로, 1949년 제 1회 오스트리아 지펠트 대회 이후 4년마다 열린다. 20번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최지 사정으로 1년 연기됐다. 한국은 첫 출전이었던 2015 한티만시스크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지만, 다음 대회인 2019 이탈리아 발테리나-발치아벤나 대회에서는 여자 컬링에서 나온 동메달로 종합 순위 16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메달 후부로 꼽히지 않았던 윤순영· 김지수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예선 3위로 준결승에 오른 이들은 예선에서 졌던 중국을 한 점 차(5-4)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결승에서는 1엔드에서 2점을 먼저 따냈지만, 2∼5엔드에서 추가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9점을 내줬다. 한국은 6엔드에서 2점, 7엔드에서 1점을 따내며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크게 기울어진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8엔드에서 기권을 선언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윤순영·김지수의 입상으로 이번 대회 목표였던 ‘은메달 1개 이상’의 성적을 예상보다 빨리 달성했다. 애초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 이상의 수확을 기대하고 있었던 한국은 이날부터 시작한 해당 종목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선수 18명을 포함한 총 52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박주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