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무더기 사직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된 가운데 충남도내 4곳 지역의료원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도는 6일 홍성의료원과 천안·공주·서산의료원 등 4곳 의료기관이 보건소, 소방당국과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지역의료원 모두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을 24시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의사 50명이 21개 진료과목을 운영 중인 홍성의료원의 경우 응급실(22개 병상) 가동률은 205%, 중환자실(25개 병상)은 100% 가동 중이다. 심혈관중재술과 외상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도 24시간 대기하며 수용인원보다 많은 환자를 치료했다. 수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주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의료원은 당시 감염병 전담병원지정에 따라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하지 못하는 코로나19 확진 임산부 17명의 분만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홍성의료원은 앞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을 맡아 4만 670명의 격리병동 환자를 비롯해 △재택치료관리 1만 8,202명 △생활치료 9,254명 등 코로나19 확진자 6만 8,126명을 돌봤다. 지난해 홍성의료원을 다녀간 환자는 31만 5,000여 명으로, 홍성군 인구(9만 7,946명)의 3배에 달한다.
천안의료원의 현재 병상 가동률 40.8%를 보이며 있으며, 공주의료원은 전문의 26명을 포함해 의료진 370명이 진료체계를 유지 중이다. 서산의료원은 19개 진료과목을 맡은 전문의 35명 등 모두 418명이 별다른 공백 없이 환자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수도권과의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의료원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지역 4곳 의료원의 재정자립도는 낮게는 65%, 높게는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령자 비율이 높은 일부 의료원의 재정자립도가 80~90%로, 서울 등 대도시로의 원거리 진료가 여의치 않은 노인환자가 주로 병원 찾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역 내 노인인구 비율이 각각 13.1%, 29.9%인 천안의료원과 공주의료원의 재정자립도는 65% 수준, 노인인구가 31.3% 달하는 홍성의료원은 80%로 조사됐다. 지역 내 고령자 비율이 22.2%인 서산의료원은 90.2%의 재정자립도를 나타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해 4곳 지역의료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농촌 고령화에 따른 지역의료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진 만큼 지역사회 실정에 맞게 특화 시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