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을 '하나회'에 비유해 징계 대상이 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고검장)이 "징계위원들도 윤석열 사단"이라며 낸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27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고검장의 위원 기피신청건을 심의한 뒤 모두 기각했다. 징계위는 당초 14일 그의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 고검장 측이 징계위원들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기피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심의없이 끝났다. 그는 22일 "징계위원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법무부에 기피신청서를 냈다. 법무부 박성재 장관, 심우정 차관, 권순정 검찰국장과 박세현 대검찰청 형사부장, 그리고 일부 외부위원이 기피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윤 대통령을 비판한 본인의 징계 여부를 심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징계위는 기피 신청 기각 후 이 고검장의 징계 청구건 심리를 속행했다. 이 고검장 측은 이날 "징계위가 밝힌 이 고검장의 징계 사유는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디케의 눈물' 출판기념회에서 그가 "윤석열 전 총장(시절)의 무도함, 그리고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될 정도"라고 발언한 것 외에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감찰 자료 제공' 혐의가 포함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 혐의도 징계 청구 사유로 담겼지만, 상고심 재판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이날 심의 대상에선 빠졌다.
이 고검장은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는 징계통지서를 전달하는 절차도 생략한 채 징계를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어떤 결론에 이르든 그 징계는 원천무효"라고 반발했다. 징계 결과에 따른 행정소송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