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우주궤도에 안착시킨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상 궤도를 비행하고 있을 뿐, 촬영 결과물을 전송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8개월 동안 러시아에 컨테이너 6,700개에 달하는 포탄을 지원했고, 러시아로부터는 1만개 컨테이너 분량의 식량 등을 건네받은 정황도 파악했다고 전했다.
신 장관은 2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북한 만리경-1호가 궤도를 돌고 있다는 신호는 정상적으로 수신되고 있다"면서도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찰도 하지 않고 지상과 통신 중계도 하지 않으며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만리경-1호 발사 이후부터 위성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당시 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론 위성 촬영 사진 등을 북한 측 관제소로 제대로 전송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 판단이다.
신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 밀착이 가속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러관계가 가까워졌던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추적한 결과 6,700여 개의 컨테이너가 북에서 러시아로 건너갔다"며 "대략적으로 양을 추정하면 152㎜ 포탄이면 300만 발 이상, 122㎜ 방사포라고 보면 120만 발 이상의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한 원자재나 전력난을 볼 때 전체적인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낮지만 러시아로 제공되는 무기나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아주 '풀가동'되고 있다"며 "북한에서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오는 게 30% 이상 수가 많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보내는 물품과 관련해선 "식량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필요한 생필품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과 생필품은 물론 소재나 부품을 보내고 나중에 완성체로 생산된 제품이 러시아로 다시 반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기술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던 위성 관련 기술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아쉬워하는 항공기 관련 기술이나 지상기동장비들에 대한 기술도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포탄이 계속 러시아로 제공돼 러시아가 의존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기술 이전 정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한이 다음 위성을 발사할 때 러시아 기술이 얼마나 제공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잦아진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러시아 수출을 노린 것이란 관점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올해 12월까지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신 장관은 "공수처의 수사가 시작돼 중간 교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