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이나 동물실험 등의 과정에서 희생된 동물의 넋을 기리는 ‘수혼제(獸魂祭)’가 열렸다.
경북도 동물위생시험소는 23일 오전 대구 북구 동물위생시험소 수혼비 앞에서 수혼제를 열었다. ‘여러 짐승의 넋을 달래는 비’가 새겨진 수혼비는 시험소가 1979년 건립했다.
수혼제는 가축전염병 예찰이나 검사, 동물실험 등 동물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각종 질병 예방 활동, 연구 등의 목적으로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마련한 진혼(鎭魂) 행사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열고 있다. 이번 수혼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열고 처음이다.
수혼제는 시험소 전 직원이 참석해 분향, 묵념, 진혼문 낭독, 제례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구제역 소럼피스킨병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과 도축, 실험으로 희생된 동물들을 추모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윤리의식을 고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오성 경북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생명 존중을 위한 상징적 행사인 수혼제를 통해 인간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의 생명도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고 가축전염병 예방 및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