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이 공정한 병역판정을 위한 첨단 장비를 도입한다. 혈액 내 특정 약물의 농도를 분석할 수 있는 ‘질량 분석기’를 들여와 허위 진단에 따른 가짜 질병을 가려낼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입영판정검사 대상자와 현역병모집 신체검사 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마약 등에 대한 전수검사 실시가 예고된 상태다. 질량 분석기 도입으로 사회를 위협하는 마약범죄에 대한 단속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은 18일 “올 하반기 혈액 약물농도 분석을 위한 질량 분석기 2대를 대구 중앙병역판정검사소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장비를 이용해 신경과는 항경련제 치료약물 7종, 정신과는 항우울제 및 신경안정제 등 40여 종의 약물을 일괄 검사할 수 있다. 특히 신경과에서는 지난해 뇌전증 허위진단을 통한 병역면탈 시도가 다수 적발된 만큼 병역면탈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마약류 전수검사에도 힘이 실린다. 병무청은 필로폰·코카인·아편·대마초·엑스터시·케타·벤조디아제핀 등 마약류 7종에 대한 투약·흡연을 검사할 예정이다. 검사 대상은 연 26만 명에 달한다. 그간 마약류를 복용했던 병역 의무자는 정신과 7급 재검사 판정을 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신체검사를 다시 받았다. 이때 질량 분석기를 활용하면 마약류 중독 치료를 위한 정신과적 약물을 복용했는지, 또는 치료 대신 마약류를 계속 사용했는지를 신속하게 판정할 수 있다.
병무청은 “그간 민간에 위탁해서 실시하고 있던 혈액 약물농도 검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뇌전증(경련성 질환) 등에 대해 실제 치료 및 약물의 지속적인 복용 여부에 대한 확인이 강화되고,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병역판정이 가능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병무청은 각 지방병무청에서 신체등급 판정이 곤란하거나 5·6급 판정 대상으로 정밀검사가 필요한 사람, 지방병무청에서 병역판정신체검사 결과에 이의 신청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병역판정검사소에서 화상 문진을 시행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등 신체접촉 및 추가 검사가 필요 없는 6개 질환을 대상으로 지난 2022년 7월부터 총 651명이 화상 연결을 통한 신체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병무청은 밝혔다.
청 관계자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병역이행 형태가 결정되는 마지막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으로서,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발맞춰 정밀한 검사 인프라 확충은 물론 공정한 판정을 위한 중앙병역판정검사소의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