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44% ‘일본 좋다’, 일본인 37% ‘한국 좋다’… 상호 호감도 최고

입력
2024.02.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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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젊은층 중심 호감도 급상승
한일관계 개선 등 영향 미친 듯

한국과 일본에서 상대국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크게 늘어 각 조사기관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셔틀 외교’를 시작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한국인 일본 여행자 수가 급증하는 등 교류가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 호감' 2년 연속 최고치

일본 신문통신조사회가 세계 5개국(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태국) 국민 약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본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이 44.0%였다고 지지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도(39.9%)보다 4.1%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지지통신은 “10년 동안 매년 실시한 이 조사에서 (한국 호감도는)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대일 관계 개선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국가별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태국(91.1%) 프랑스(81.5%) 미국(80.4%) 영국(71.1%) 순으로, 한국은 호감도 증가 폭이 컸음에도 최하위를 유지했다.

다만 한국인은 일본 뉴스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에 대한 보도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은 ‘관심 있다’는 응답이 지난해 77.9%에 달해, 태국(78.0%)에 이어 5개국 중 2위였다. 반면 영국은 일본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30.6%에 불과해 가장 낮았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선

한국에 호감을 가진 일본인도 크게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10~11월 18세 이상 일본인 1,6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연례 여론조사에서 한국이 ‘좋다’고 대답한 일본인은 37%로 나타났다.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호감도였다. 전년도에 비해서는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싫다’고 대답한 사람은 41%로,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 특히 여성은 ‘좋다’(41%)가 ‘싫다’(34%)를 웃돌았고, 10~20대 젊은 층은 ‘좋다’가 절반을 넘는 등 성별과 세대별 차이가 컸다.

니혼게이자이의 조사에서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가장 나빴던 때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하고 이로 인해 한국에서도 ‘노 재팬’ 운동이 일어났던 2019년이다. 당시 ‘좋다’는 응답은 14%, ‘싫다’는 응답은 66%에 달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4년 만에 크게 개선된 데 대해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현대한국론)는 “윤석열 정부 탄생 이래 한국과의 외교 마찰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가 줄어들고 한일 협력에 대한 보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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