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신분 확인, 1시간에서 5분으로... 현장 '지문확인' 시스템 도입

입력
2024.02.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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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현장서 스마트폰·스캐너로 확인
장애인, 주취자 등 빠른 대응 가능해져
수배자·변사자는 법률 검토한 후 추진

1시간 가까이 걸리던 실종 치매환자의 신원 확인 소요시간이 5분으로 확 줄어든다. 신고 출동 현장에서 바로 지문을 스캔해 데이터베이스(DB)에서 검색할 수 있는 휴대용 시스템이 도입된 덕분이다.

경찰청은 19일부터 소형 지문스캐너와 112업무용 휴대폰을 활용한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을 본격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전국 지구대·파출소의 112업무용 휴대폰에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지문스캐너에 구호대상자의 손가락 지문을 찍거나, 스마트폰으로 손가락을 촬영해 시스템에 입력하면 현장에서 곧장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휴대용 시스템 도입으로 신원 확인에 걸리는 시간은 30분~1시간에서 5~6분으로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실종 치매환자나 장애인, 주취자 등 응급조치가 필요한 대상도 일단 지구대로 동행해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신속 대응이 어려웠다. 특히 치매 노인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워 경찰이 보호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치매환자 실종 신고는 1만4,667건이나 됐다.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 치매노인 특성상 즉각적 신원확인에 따른 보호조치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 40만 건에 이르는 주취자 대응 역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수배자, 변사자 등의 현장 지문 채취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률 검토 후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은 실증 과정에서 활용성을 충분히 검증한 만큼 국민 편익과 행정 효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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