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 한다더니 뺨 때려… 장애아동 상습폭행한 재활사

입력
2024.02.16 11:02
경찰, 아동학대 혐의 적용 영장 신청

경찰이 10명 이상의 장애아동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언어치료 재활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6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 6∼10월쯤 자신이 근무하던 경기 시흥의 한 언어치료센터 수업 중 원생 14명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10세 미만의 아동들로 별다른 저항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폭행 혐의는 지난 해 10월 피해 아동 1명의 부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4개월 간 센터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가 자신이 담당하던 20여 명의 아동 중 다수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CCTV에는 A씨가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밀폐된 강의실에서 원생과 일대일 수업을 하던 중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명치 부근을 세게 치는 등의 장면이 담겼다. 시계를 찬 손으로 목을 졸라 상처를 입히는 등의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아동이 수업중 옷을 제대로 입지 않는 등의 행동을 보이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가 수업 시간에 원생을 내버려 둔 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등 강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장면도 포착됐다.

논란이 불거진 뒤 해당 센터는 A씨를 해고했다. 경찰은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어 해당 언어센터 원장 B씨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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