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가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조영은)는 살인과 특수상해,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A씨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해 9월 11일 오후 7시 38분쯤 충남 당진 한 주택에서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전 여자친구 B(53)씨 집에 침입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등과 종아리, 목 부위를 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와 동거하던 중 3개월여 전 이별 통보를 받자,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등 스토킹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B씨 집에서 남자친구 C씨가 샤워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당시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빼앗아 휘둘러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매우 나쁜 데다 비난 가능성이 높은 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피해자를 수 개월 간 괴롭힌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으로 볼 때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