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구멍 난 보잉 737-9 맥스, 조립 단계부터 볼트가 없었다

입력
2024.02.07 09:25
미 연방교통안전위, 예비조사 결과 발표
"도어 플러그 고정할 볼트 4개 누락됐다"
항공사들도 "느슨하게 채워진 볼트 확인"

미국에서 비행 도중 동체에 냉장고 만한 크기의 구멍이 난 보잉 737-9 맥스 여객기 사고는 '도어 플러그'를 고정할 볼트를 조립 단계부터 빠트린 게 원인이었다는 미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NTSB는 "동체에서 떨어져 나간 좌측 중간 출구 도어 플러그 조립 당시 사진엔 볼트가 빠져 있다"며 이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도어 플러그는 좌석과 비상구 수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듈식 부품으로, 좌석을 추가로 설치할 때 출입문 대신 설치한다. 그러나 '조립 당시'의 사진에선 수직 이동 방지 볼트 2개와 전방 상부 가이드 트랙 볼트 1개 등 3개의 고정 볼트가 보이지 않는다. 후방 상부 가이드 트랙 볼트 1개는 단열재로 가려져 사진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NTSB는 도어 플러그가 떨어져 나간 뒤에도 비행기 본체 패널과 볼트를 연결하는 부분의 손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볼트 4개가 처음부터 누락됐다고 판단했다.

해당 항공기 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들도 자체 점검에서 볼트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8일 자사가 보유한 보잉 737-9 맥스 여객기를 조사한 결과 도어 플러그의 볼트가 헐겁게 채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를 운영한 알래스카항공도 장비 일부가 느슨하게 결합돼 있었다고 확인했다.

지난달 5일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미국 오리건주(州) 포틀랜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1282편 보잉 737-9 맥스 여객기는 이륙 직후 도어 플러그가 떨어져 나가며 동체에 큰 구멍이 나 비상 착륙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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