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김영옥, 하반신 못 쓰는 손자 8년째 돌보게 된 사연 ('금쪽')

입력
2024.02.06 15:53
김영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고민 공개
"88세에도 쉬지 못하는 나, 일 중독일까요?"

배우 김영옥이 손자를 8년째 돌보게 된 사연을 전한다.

오는 6일 방송 예정인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데뷔 67년 차인 김영옥의 고민이 공개된다.

이날 김영옥은 "88세에도 쉬지 못하는 나, 일 중독일까요?"라는 고민을 밝힌다. 그는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또한 67년간 세 자녀를 키우며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도 집에만 오면 쉴 틈 없이 쌓인 집안일을 해내고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저녁 식사를 차렸던 과거를 회상한다. 88세가 된 지금까지도 집에 있으면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것이 괴롭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이어 김영옥은 만취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사고를 당한 아픈 손자를 8년째 돌보고 있다고 밝힌다. 또한 88세의 나이에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손자를 돌보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할머니가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손주의 말을 들으면 자꾸 해주고 싶어서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 때가 있다고 전한다.

오은영 박사는 김영옥이 스스로를 학대해 왔다고 표현할 만큼 일 중독이라고 느낀 이유로 높은 주체성을 제시한다. 그러자 김영옥은 신혼 초를 회상하며 "남들은 남편 월급 가지고 잘 사는데 그만두면 안 되겠냐"는 남편의 말에 "일 그만둘 생각 없고 이 일은 나의 생명줄이다. 그런 이야기하면 같이 못 산다"고 선언했을 만큼 삶의 주체성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힌다. MC 박나래 또한 "무대 위에서 죽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일을 사랑하고 있다"며 김영옥의 고민에 공감한다.

오은영 박사는 사전에 진행한 문장완성검사(SCT)에서 김영옥의 건강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발견해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듣고자 한다. 이에 김영옥은 재작년 무더운 여름날 있었던 사고를 회상한다. 이어 샤워를 하다 욕실에서 넘어져 사흘을 꼼짝없이 누워있게 됐는데 나을 것 같지 않은 절망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감기에 들어도 큰일이 날 것처럼 괴롭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오은영 박사는 죽음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알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에 두려운 일이 맞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사는 것만큼이나 잘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공부도 필요하다고 전하며 김영옥의 생각을 묻는다.

김영옥은 "요양원 가는 건 싫다. 집에서 인생을 마무리하게 해달라"고 했으나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힌다. 또한 먼저 세상을 뜨는 가까운 관계의 젊은 사람들을 보는 게 허무하고 괴롭다는 마음을 고백한다. 이야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과거 암 진단을 받고 절망스러웠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 '어린 자녀 옆에 오래 있어주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앞섰다고 고백한다. 오은영 박사는 인생 후반기를 점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은영매직을 공개한다. 오은영이 이름을 걸고 남긴 한마디에 김영옥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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