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중부를 덮친 산불로 4일(현지시간) 100명 가까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N,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중부 발파라이소주(州)를 뒤덮은 산불로 현재까지 주민과 관광객 등 최소 99명이 사망했다. 실종자 수도 수백명에 달한다. 칠레 소방 당국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발파라이소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약 116㎞ 떨어진 해안 마을로, 여름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실제 이 지역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 지역 페뉴엘라 호수 보호 구역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거세졌다고 한다. 산티아고가 섭씨 33도를 웃도는 등 칠레는 현재 폭염이 덮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까지 기록될 정도로 바람이 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길은 강풍을 타고 민가로 삽시간에 번졌다. 당국은 이번 화재로 주택 1,000채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525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2월의 규모 8.8 대지진과 쓰나미를 언급하며 "의심할 여지 없이 2010년 참사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 추모를 위해 5∼6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